법인 대표와 대학교수들이 수년간 정부의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국고보조금을 빼돌려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모 법인 대표 엄모(47)씨와 모 대학 교수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엄씨가 2008~2015년 사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진행 명목으로 받은 국고보조금 57억원 중 7억원을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엄씨는 전혀 일을 하지 않은 형제를 비롯한 친인척을 직원으로 서류에 올려 인건비를 타내거나 직원·강사들에게 임금이나 강사료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식으로 보조금을 착복했다.
인쇄비·교재비 등 교육자재비도 실제 비용보다 뻥튀기해 돈을 더 받아냈다.
경찰은 또 엄씨가 그동안 횡령한 7억원 가운데 1억2000만원은 이 사업을 함께 진행한 모 대학 산학협력단 직원 1명의 인건비로 나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직원이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업무를 했기 때문에 보조금을 목적 외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던 이 대학 교수 4명도 횡령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7년동안 거액의 보조금이 샜는데도 경남도 등은 감사에서 이를 전혀 적발하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기술사회는 2013년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평가에서 경남도를 전국최우수기관으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은 기술인력 양성, 취업난 해소를 목적으로 정부가 대상기관을 선정해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에게 6개월 동안 전문분야 이론 교육과 실무연수를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국고보조금 빼돌린 경남 법인대표·대학교수 적발
입력 2015-11-11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