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주 “작품을 많이 하고 유명해져야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건가요?”…스타인헤븐

입력 2015-11-11 00:39 수정 2015-11-11 00:55

올 한해 잠시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배우 이충주는 올해만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지방 공연을 시작으로 뮤지컬 ‘셜록홈즈’ ‘마마 돈 크라이’ ‘사의 찬미’, 연극 ‘데스트랩’까지 다양한 무대와 캐릭터를 섭렵했다. 최근에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이하, 벽뚫남)에 캐스팅됐다.

지난 10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벽뚫남’ 연습에 한창인 이충주를 만났다. 이충주는 “뮤지컬 무대를 꿈꾸며 데뷔 했을 때부터의 기도제목은 정말 원 없이 작품을 해보는 것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2015년 하나님이 정말 나의 기도제목을 다 들어주셨던 감사한 한해였다”고 회상했다.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이충주는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했다. 앞선 작품들을 비롯해 뮤지컬 ‘디셈버’, 뮤지컬 ‘더데빌’ 등에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돼 사실상 데뷔하자마자 뮤지컬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스타였다.

하지만 막상 그가 기도한대로 원 없이 큰 뮤지컬 작은 뮤지컬 가리지 않고 주요 배역들에 그의 이름이 올랐지만 고민은 더욱 깊어 보였다. 진짜 ‘배우’로의 고민은 이제 시작된 듯 보였다.

이충주는 “그 동안은 좋은 작품을 많이 하면 좋겠다, 좋은 작품을 통해서 큰 배우가 돼서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지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리고 이렇게 배우의 길을 걸으면 무조건 유명해져야 하는 줄만 알았다. 그게 꿈인 줄 알았다”고 데뷔 시절을 회상했다.

이충주는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으며 세상적으로 말하는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 속에 자신의 꿈이 진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고 뜻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욕심과 욕망이 투영된 기도인지 묵상하고 있었다.

그는 “좋은 작품들이 계속 이어지고 많이 출연하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다”라며 “그런데 주변에 유명한 톱 배우들을 봐도 유명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진짜 행복은 무엇이고,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요즘 고민을 많이 한다”고 차분한 어조로 털어놓았다.

이충주는 준수한 외모에 탄탄하고 안정된 노래실력으로 뮤지컬계에서도 실력파 배우로 알려져 있다. 이충주를 사랑하는 팬들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충주는 “조금씩 얼굴이 알려질수록 그 이면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주연으로 캐스팅될 때는 관객이 얼마나 들까 등 온전히 작품을 즐기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벽뚫남에서는 비중이 작은 역할을 하면서는 온전히 작품을 즐기고 왜 배우가 되고 싶었는지 다시 묵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충주는 주연 제안을 받은 다수의 작품을 제쳐두고 연출자와의 의리로 벽뚫남에 출연을 결정, 신문팔이 역할을 맡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무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고 그리고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전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고 행복인 것 같아요. 그 부분을 더 깊이 묵상하고 있습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