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안리스 선교사 후손, 남대문교회 방문

입력 2015-11-11 00:28 수정 2015-11-11 08:10
왼쪽부터 남대문교회 신재의 장로(치과의사, 기독교역사학자), 스티븐 맥안리스 부부, 남대문교회 역사위원장 김문재 장로
남대문교회 본당에서 맥안리스 선교사의 활동에 대해 담소하고 있는 남대문교회 손윤탁 담임목사(왼쪽에서 세 번째)와 스티븐 맥안리스씨 부부
남대문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후 교인들의 환영을 받는 스티븐 맥안리스씨 부부
일제 강점기 선교사 활동 담은 기록물 기증키로

제중원에서 시작한 세브란스병원의 3대 치과원장으로 사역한 제임스 맥안리스 (Dr. J.A. McAnlis) 선교사의 손자 스티븐 맥안리스(71)씨 부부가 지난 8일 남대문로 5가 남대문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후 일제강점기 선교사들의 활동상을 담은 편지를 남대문교회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들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에서 주최한 ‘연세치의학 100주년 기념식’에 참여하기 위해 입국했다.

맥안리스 선교사는 1921년부터 세브란스연합의학교 세브란스병원(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치과 진료와 한국인 치과의사 양성에 헌신하다 1941년 신사참배를 거부 해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맥안리스 부부는 남대문교회 사료실을 찾아 130년 전 한국교회의 모태인 제중원 신앙공동체에서 시작한 남대문교회의 역사와 의료선교사들의 활동 모습이 담긴 전시물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할아버지께서 한국인들을 치료하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예배드렸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우리 부부가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될 줄은 몰랐다” 면서 부부는 감격했다.

그는 1920년대 남대문 유치원 사진을 보면서 “남대문교회 유치원에서 아버지가 한국 아이들과 함께 자랐다. 아버지가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스티븐의 아버지 도날드는 열여섯 살까지 한국에서 살았다. “군의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도널드)가 지프차를 직접 운전해 그가 어린 시절 자란 서울역 앞 남대문교회를 찾았을 때 모든 건물이 불타버려 안타까움을 적은 편지를 할아버지에게 보냈고 그 편지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며 “그 편지뿐 아니라 할아버지가 보낸 선교편지 등을 남대문교회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선교사들의 활동상을 알 수 있는 사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남대문교회는 그에게 감사의 인사로 맥안리스 선교사 뿐 아니라 선교 초기 선교사들의 후손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남대문교회 손윤탁 담임목사는 “한국전쟁 때 우리 교회의 사료가 대부분 불타 사라졌다. 특히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 기록은 미국 선교부에 보관된 자료에 의존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스티븐의 증언과 제공키로 한 선교편지 등 기록물은 남대문교회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