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사용 VDT증후군 최근 4년간 급속히 증가했다

입력 2015-11-10 17:42
최근 4년간 안구건조증 환자 증가율 그래프. 누네안과병원 제공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사한 방송 매체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는 TV와 스마트폰 그리고 PC 순서로, 모두 눈 건강을 위협하는 디지털기기였다.

그 중에서도 20대 젊은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특히 심했다. 20대의 1주일 스마트폰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91.1%로 나타나 20대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는지를 짐작케 했다.

대한안과학회가 제45회 눈의 날을 맞아 최근 ‘VDT증후군’과 관련된 안질환과 그에 대한 예방 수칙을 발표한 것은 이 때문이다.

누네안과병원은 최근 4년 동안 20~40대의 안구건조증 환자 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30대·40대 환자 증가율아 2배 이상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안구건조증 환자도 4년 전 6791명에서 2만386명으로 200% 가량 증가했다.

젊은이들에게 유행병처럼 급속히 번지고 있는 안구건조증 등 다양한 안질환을 일으키는 VDT증후군에 대해 알아봤다.

◇VDT증후군으로 인한 안질환 다양=VDT(Visual Display Terminals)증후군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장시간 노출되면 근골격계, 시각계 그리고 심리적인 장애까지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기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눈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안과질환은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조절장애, 안정피로 등이 있다.

VDT증후군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눈이다.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보게 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보다 3분의 1정도로 줄어들면서 안구건증이 쉽게 유발된다. 디지털기기를 오래 시청한 후에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충혈, 눈부심과 눈물흘림과 같은 증상 모두 안구건조증의 증상이다.

이러한 증세가 악화되거나 만성으로 이어지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안구건조증은 단순 눈물이 줄어들어 눈이 건조한 상태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으로 눈 표면이 마르게 되면 그만큼 외부에 대한 보호층이 사라져 각막 염증, 각막 궤양, 알레르기와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력장애 유발하는 안정피로=디지털기기는 안정피로(眼睛疲勞)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안정피로는 가까운 화면에 오래 초점을 맞추느라 과도한 안구 긴장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정상 범위의 눈 사용만으로도 눈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심각할 경우 두통, 안통과 복시 같은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기기로 인한 눈의 피로는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질환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간과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력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증상이다.

디지털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작은 화면을 장시간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 때문에 눈의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근거리에서 장시간 집중해서 사용하는 VDT 작업이 지속될 경우 눈의 초점을 맺는 기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가 흐려지게 되는 조절 장애를 겪게 된다.

이러한 조절 장애는 청소년의 경우 가성근시가 실제 근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눈 성장이 끝난 성인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 후 눈에 휴식을 주면 그 증상이 호전될 수 있어 눈의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눈에 좋은 디지털 기기 사용법은=디지털기기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는 10분 이상 집중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오랜 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30분 이상 사용한 뒤 5분 가량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보면서 눈에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화면을 볼 때도 기기를 정면보다는 눈에서 30도 아래 두고 내려다보는 것이 눈 피로 감소에 도움이 된다. 근시 예방을 위해서는 눈에서 40∼50㎝ 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하며, 화면을 밝게 하면 지나치게 밝은 빛이 눈에 심한 자극을 줘 해롭기 때문에 주변 밝기와 비슷하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흔들리는 차 안에서 핸드폰을 보는 것은 다른 어떤 행동보다 눈이 피로감을 더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누네안과병원 최철명 원장은 “디지털기기에 시달린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추천하는 것은 온찜질이다”며 눈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찜질을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뜻한 스팀 타월을 눈 위에 5분가량 얹어 눈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찜질은 눈 주변의 분비선을 개선시키고 건조증도 완화시켜준다. 눈에 축적된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도 나타낸다.

한편 누네안과병원은 제45회 눈의 날을 맞아 서울과 대구에서 각각 디지털기기로 인해 피로해진 눈을 위한 눈 운동법과 눈 찜질 요령을 알려주는 자료를 전하는 ‘눈에 좋은 캠페인’을 펼친다. 당뇨 환우들을 위한 무료안과검진도 실시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