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유족이 미공개 작품 2점을 10일 수원시에 기증했다.
나혜석의 막내며느리 이광일씨는 이날 수원시청을 찾아 소장하고 있던 1928년작 유채화 ‘자화상’과 ‘김우영 초상’을 기증했다.
자화상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여성을 그린 작품으로 그림 속 여성은 나혜석으로 알려져 있다. 김우영 초상은 남편 김우영씨를 그린 것으로 작가의 서명이 없는 미완성 작품이다.
나혜석의 막내며느리 이씨는 김건 전 한국은행 총재의 부인이다.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김 전 총재는 숨지기 전 두 작품을 기증해 달라는 뜻을 이씨에게 전했다.
이씨는 “미술사 연구에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어머니의 고향인 수원시에 작품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들과 나혜석 선생의 작품과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유족 뜻에 따라 선생의 작품을 다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공간 조성과 전시 개최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내년 4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나혜석 탄생 120주년 기념 전시를 열고 두 작품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나혜석은 1896년 지금의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47번지인 수원군 수원면 신풍리에서 군수의 딸로 태어나 서울 진명여고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 국내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가 됐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나혜석 유족, 미공개 작품 2점 수원시에 기증
입력 2015-11-10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