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지위상실과 가족 해체의 그늘…무연고 시신 증가, 남성 가장이 대부분

입력 2015-11-10 15:39
쪽방과 거리로 내몰린 가장들이 죽어서도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연고 없는 한 줌의 재로 납골당에 안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사업실패와 명예퇴직 등으로 가족과 헤어진 남성 가장이 대부분이다.

10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 비용 등 공공기관의 예산이 투입돼 처리된 무연고 시신은 총 1324구에 달한다. 이들의 72%는 정부의 경로혜택 기준 연령인 65세 이전에 사망했다.

2010년 223구에서 조금씩 늘어 지난해에는 299명까지 증가했다. 남성이 269명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고 여성은 29명에 그쳤다. 1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다.

무연고 시신은 대부분 노숙인 출신으로 가족 해체 풍토 속에 경제적 지위까지 잃은 남성 가장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다가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제 능력을 상실한 가장들은 주로 쪽방이 많거나 철도 역사가 있는 중구와 영등포구에 몰린 탓에 이들 지역에서 무연고 시신이 많았다.

서울시는 경찰로부터 무연고 시신을 통보받으면 시 누리집에 공고한다. 가족이나 친척이 나타나지 않으면 시립승화원에서 화장하고 납골당에 10년간 보관한다. 그 이후에도 연고자가 없으면 집단으로 매장하거나 자연장을 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