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 '서귀포 제2공항 건설'에 적극 환영속 우려의 목소리도

입력 2015-11-10 17:13
국토교통부가 10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온평리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제주도민들은 대부분 환영하며 담당할 제2공항이 어떻게 조성·운영될 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공항 인프라가 확장될때까지 항공수요 대책과 ‘신공항 건설’이라는 국책사업으로 인해 예상되는 갈등을 제주도가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스런 시선도 있다.

서귀포시 신산리 주민 김성호씨(42)는 “제2공항 건설이 제주의 앞날을 위해 필요하고 지역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공항 건설이 부디 마을의 농촌다움, 제주다움을 간직한 채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주민 반대와 재산권 침해, 여론수렴 부족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대정읍 신도리 주민 이모(54)씨는 “갑작스러운 발표에 너무 당황스럽다. 언론을 통해 신산리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섭섭했다”며 “제주도내 어딘가에 신공항이 반드시 생겨야 한다면 우리 마을에 들어서길 간절히 바랬다”고 허탈해 했다.

현재 제주시 공항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모(39)씨는 “공항건설 문제가 거론될 때 마다 신공항 건설 쪽보다 기존공항을 확장하는 쪽에 희망을 걸어 왔다”며 “기득권을 포기한 채 앞으로 닥칠 주변 환경변화에 대처하고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막막하다”고 말했다.

좌광일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땅값 상승과 투기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공개 속에 부지선정이 이뤄졌지만 공항 건설이 제주도민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도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신산리 주민 양모씨(65)는 “우리 마을에 공항이 생기면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갈등해결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책을 수립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갈등 해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는 이날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계획 발표에 즈음한 담화문’을 통해 제2공항 결정에 대한 환영의 뜻과 갈등 최소화를 위한 도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원 지사와 구 의장은 “제2공항 건설로 부담과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 생길 것”이라며 “제주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도정이 앞장서서 지역주민들과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의논하고 주민이 원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신산리·온평리 일대가 신공항 후보지로 결정되자 곧바로 도시계획위원회를 소집해 제2공항 예정 부지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수용 결정전까지 주변 토지가격의 상승 등 불필요한 부동산 거래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