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있어도, 또 누군가 페이스북을 챙겨줘도 만족스럽지 않다. 소통을 중시하는 정치인에게 SNS는 다다익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개인용 페이스북을 새로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완전히 새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기존 페이스북의 ‘Barak Obama’ 계정이 있었다. 선거 이전 캠페인 때부터 쓰다가 백악관 비서진에 의해 운용되던 계정이었다.
이날 새로 구축된 ‘President Obama’ 계정은 “안녕 페이스북! 마침내 바로 내 자신이 쓰는 페이지가 마련됐다”로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10시간여 만에 ‘좋아요’는 50만개를 돌파했다.
첫 게시물에 영상이 첨부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텍스트나 사진으로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잘 안봐준다는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은 아는 게다. 오바마는 백악관 뒤뜰로 산책을 시작하며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녁 식사 전 종종 산책하는 곳이라고 푸르른 백악관 뒷마당을 소개한 뒤 “우리 자녀와 손자를 위해 우리의 아름다운 행성을 보존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탄소배출 억제조치 등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미국 산업계 등을 함께 설득하기 위한 시도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곧바로 댓글을 달았다. “환영해요 오바마 대통령! 우리 커뮤니티에 오셔서 신나요. 여기 페이스북에서 사람들하고 자주 어울리는 모습을 보길 바래요.”
주커버그만 댓글을 단 게 아니다. 우리로 치면 국립공원관리공단인 국립공원보존협회는 위기에 처한 국립공원을 봐달라며 링크를 걸었고, 한 하원의원은 “정치는 제껴놓고 오대호를 지키는 데 몰두하자”고 화답했으며, 소셜미디어 뉴스에 특화된 미디어 버즈피드는 손 글씨체로 “페이스북에 온 걸 환영한다”는 카드를 선사했다. 미국인들의 국민성이 담긴 인사말 “좋은 하루 보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댓글은 2만여개를 넘겼고, 이 게시물을 좋아한 사람 중에는 아랍 문자로 된 이름도 보였다. 소통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오바마 개인용 페이스북 들어가보니…주커버그 댓글, 아랍인의 좋아요까지
입력 2015-11-10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