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을 쉽게 치료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은 재활의학과 김상준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영미 박사와 공동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P물질(SP)을 자가 조립 펩타이드(SAP)에 화학적으로 붙여서 관절염이 생긴 무릎 부위에 투여하면 염증이 심해지는 것을 막고, 연골재생도 촉진, 퇴행성관절염을 조기에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P물질은 우리 몸속에서 통증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세포물질로, 신체에 손상이 발생하면 중간엽 줄기세포를 해당 부위로 끌어와 회복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물질이 상처를 치료하는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김 교수팀은 P물질의 이러한 특성을 살려 노화로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을 상처가 아물 때 새 살이 돋는 것처럼 조직재생 방식을 고안해 냈다.
그러나 인체 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P물질의 양이 많지 않은데다 외부에서 주입해도 금방 흩어져버린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또한 과다 투여시 통증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따라 P물질을 자가 조립 펩타이드와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난관을 뚫었다. 인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복합물인 자가조립 펩타이드는 젤 타입으로 전환이 가능하여 주사제 형태로 관절에 직접 투여 가능하고, 관절강 내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
실험결과 P물질은 35마이크로그램(μg) 정도를 투여할 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P물질이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 중 하나이나 이번 연구에서와 같이 소량을 관절강 내에 주입 시 통증 정도는 증가하지 않았다
쥐실험에서도 연골세포가 노화로 죽는 비율(세포사멸)이 대조군의 경우 80%인데 반해 P물질 투여군(35μg)은 절반인 40%로 줄었다. 특히 손상부위 회복을 돕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끌어오는 양 또한 대조군 대비 6배가량 늘어서 눈길을 끌었다.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에 관여하는 염증성 인자 인터루킨(IL)-1의 발현율도 50%로 줄어들었다.
김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늦추고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목표”라며 “아직 동물실험 모델이긴 하지만 기존 치료와 달리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연구결과는 생체조직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어리얼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삼성서울병원 김상준 교수팀, 퇴행성관절염 새 치료제 개발 물꼬 텄다
입력 2015-11-10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