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는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를 잡기 위해 포스팅 응찰액으로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제시했다. 자본력이 열악한 미네소타엔 거액일 수밖에 없지만 즉흥적인 투자는 아니었다. 미네소타는 이미 13년 전부터 박병호를 지켜봤다.
미네소타는 10일 비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한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독점 협상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앞으로 30일 동안 에이전트 옥타곤 월드와이드에게 대리한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 박병호의 행선지는 여기서 결정된다. 지난해까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올해 2위로 도약한 미네소타는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강타자 박병호를 영입해 타선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병호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은 미네소타를 비롯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20곳 이상이었다. 대부분 미네소타보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구단들이다. 하지만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낸 구단은 미네소타였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16세 때부터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 칼럼니스트 대련 울프슨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8월 SNS에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16세 때부터 지켜봤다. 그 관심이 올해까지 이어졌다”고 적었다. 이런 관심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포스팅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2일부터 불붙였다.
울프슨은 지난 4일 “미네소타가 오른손 강타자 박병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구단 관계자는 좋은 득점 생산자라고 했다. 금요일(한국시간 7일)까지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7일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응찰액 접수를 마감하고 가장 높은 금액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한 시점이다.
박병호를 향한 미네소타의 오랜 짝사랑은 이제 실현 단계에 있다. 테리 라이언 단장은 “우리 스카우트들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봤다”며 “박병호가 타선 강화에 힘을 보태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일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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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0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