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는 지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지만 언제나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박병호에게도 ‘흑역사’는 있었다. LG 트윈스에서였다.
박병호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하고 독점 협상권을 획득한 구단이 전 소속팀과 같은 이름의 미네소타 트윈스여서 야구팬들은 박병호의 LG 시절 활약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박병호는 성남고를 졸업한 2005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성남고에서 4연타석 홈런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병호를 LG는 이미 점찍고 있었다. 박병호는 포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하지만 LG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병호는 2006년 상무로 입대했다. 2008년 2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하고 제대해 2009년 LG의 1군으로 복귀했지만 기량은 점차적으로 하락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왼쪽 팔꿈치 부상까지 당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11년 7월 투수 심수창과 함께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는 LG에서 ▲2005년 163타수 31안타 3홈런 21타점 ▲2006년 130타수 21안타 5홈런 13타점 ▲2009년 188타수 41안타 9홈런 25타점 ▲2010년 160타수 30안타 7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지금은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강타자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홈런만큼도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에서 상황이 뒤집어졌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넥센에서 130개 이상의 안타와 30개 이상의 홈런을 매년 때렸다. 2012년부터 4년 연속으로 홈런왕과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 시즌 140경기에서 181안타 53홈런 146타점 10도루 타율 0.343을 기록했다. 타점과 홈런은 1위, 득점은 2위, 안타는 3위, 타율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년 연속 50홈런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미네소타는 이런 박병호를 잡기 위해 비공개 경쟁 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인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제시했다. 박병호는 앞으로 30일 동안 미네소타와 단독으로 협상한다. 트윈스에서 히어로즈를 거쳐 다시 트윈스를 만난 박병호의 행보에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야구팬들은 10일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서 “박병호의 인생에서 트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또 트윈스를 만나 불길한 느낌이 있지만 지금의 박병호는 과거와 다르다” “과거 트윈스에서 만든 흑역사를 새로운 트윈스에서 전성기로 바꾸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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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0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