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이 보이스피싱(금융사기)에 속아 1억원을 날릴뻔했다가 은행 청원경찰의 재치로 지켜냈다.
우리은행 진주지점에서 청원경찰로 13년째 근무하는 김성수(41)씨는 지난 3일 오후 2시쯤 종이가방을 들고 은행에 들어 온 정모(78)씨가 허둥지둥하는 등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둘러 송금 절차를 밟는 모습을 보고 ‘혹시 보이스피싱에 속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정 씨에게 다가가 누구에게 송금하는지 물었다.
정씨가 ‘동생에게 보낸다’고 대답했지만 입금표를 보니 성(姓)이 달랐다.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한 김씨는 송금을 중단시키고 정씨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정씨는 “오늘 정오쯤 금융감독원 팀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예금정보가 노출됐으니 안전계좌로 송금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팀장이라고 속인 사람이 다른 사람은 절대 믿지 말라고 해 돈을 찾으러 갔던 다른 은행 직원이 인출 이유를 물었을 땐 ‘가족 문제’라며 함구했다고도 했다.
정씨가 들고 온 종이가방에는 현금 5000만원과 수표 5000만원 총 1억원이 들어 있었다.
김씨는 정씨에게 보이스피싱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 진주경찰서까지 동행했다.
정씨는 “재산을 지켜 줘 너무 고맙다”며 김씨에게 감사했다.
진주=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할아버지 재산 1억 피싱 위기서 지켜준 청원경찰
입력 2015-11-10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