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짝퉁'업체도 권리있다…구찌와 협상 않겠다"

입력 2015-11-09 22:13
구찌로부터 짝퉁 판매로 고소를 당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이 “소송에 져 배상하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화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쇼핑몰 운영업자로서 짝퉁 업체도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알리바바는 지난 5월 구찌와 이브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패션기업 케링으로부터 짝퉁 제품을 전 세계에 팔리도록 고의로 방조했다는 이유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소당한 상태다.

오는 11일 광군제(光棍節) 할인행사를 앞두고 있는 마 회장은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업체와 브랜드를 포함해 모든 관련자의 권리가 보호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그는 “짝퉁 제조단속은 흑 아니면 백과 같은 일이 아니다. 간단히 그들을 때려잡겠다고 하면 되겠지만 입점 판매업체 입장에서는 사실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알리바바는 이들 판매업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권리도 지켜줘야 한다”며 “알리바바와 손잡고 협력하고 있는 이들을 총알받이 졸병 취급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는 케링 외에도 최근에는 경쟁사인 징둥(京東)닷컴으로부터 입점 업체에 양자선택을 강요하며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하는 등 송사가 잇따르고 있다.

케링은 이번 소송에서 “알라바바가 위조품 제조업체에 온라인 광고 공간과 기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알리바바의 짝퉁 판매를 금지하고 배상금을 물릴 것을 요구했다.

케링은 나아가 이번 소송이 자사 생산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평판을 유지하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케링은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소송을 제기했다가 알라바바와 적극적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며 2주일 후에 취하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악명높은 시장 명단(Notorious Market list)에 올랐다가 알리바바가 짝퉁 판매행위에 대한 단속과 제재 조치를 강화함에 따라 리스트에서 삭제된 바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