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관광객이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분실한 휴대전화를 한국 경찰이 수소문 끝에 42일만에 찾아줘 감사패를 받았다.
8일 인천관광경찰대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홍콩 여행객 소시우완(54·여)씨는 슬로베니아의 유명 관광지인 포스토이나 동굴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여행가이드 강정구(47)씨가 이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각국 여행가이드들에게 문의해 주인을 찾아주려 했지만 분실자를 찾을 수 없었다. 강씨는 같은 달 24일 이 휴대전화를 갖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고 평소 알고 지내던 인천관광경찰대 소속 유재명(47) 경위를 공항에서 만나 사정을 설명한 뒤 휴대전화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유 경위는 곽승일(34) 경장과 함께 휴대전화를 살폈고 다행히 휴대전화에는 여권을 촬영한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 이들은 여권에 기재된 인적사항을 토대로 국가 간 무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챗’에 접속해 소시우완씨의 전화번호와 집 주소를 알아냈다.
유 경위와 곽 경장은 다음날인 25일 휴대전화를 국제택배 배편으로 발송했고 휴대전화는 7월 24일 주인에게 되돌아 갔다. 소시우완씨가 슬로베니아에서 잃어버린 휴대전화가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까지 8500여㎞를 날아왔다가 다시 배편으로 홍콩까지 2000여㎞를 이동해 42일 만에 주인 품에 안긴 것이다.
유 경위는 “휴대전화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사진 등 추억들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 꼭 돌려주려고 노력했다”며 “배터리 폭발 우려 때문에 항공편으로 보내지 못하고 배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 경위와 곽 경장은 지난 4일 홍콩에서 보내온 작은 소포를 받았다. 소포에는 소시우완씨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와 감사패가 들어 있었다. 소시우완씨는 편지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접했지만 결국엔 모두 찾지 못했다”며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인천관광경찰대 경찰관들이 찾아줘 너무 행복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1만여㎞를 이동해 42일 만에 홍콩 주인에게 돌아간 분실 휴대전화
입력 2015-11-08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