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씨에도 日 고등학생 1000명이 시부야에 모인 이유는…집단 자위권 반대 시위 계속

입력 2015-11-08 23:29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지난 9월 여론의 반대 속에서도 강행 처리한 집단 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법안 제·개정안)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새 안보법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이 기획한 시위가 이날 오후 도쿄 시부야구 하라주쿠 일대에서 열렸다. 고교생이 중심이 돼 결성한 ‘틴즈 소울’이라는 단체가 추진한 이날 시위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약 1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집단자위권은 필요 없다” “우리는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날 행진에 앞서 열린 집회에는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이 찾아와 “고교생이 주권자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훌륭한 역할을 발휘하는 것은 일본의 미래에 큰 희망”이라고 격려했다. 렌호 민주당 대표 대행도 현장을 방문해 “변함없이 분노를 느끼고 목소리를 높이는 여러분의 생각을 우리가 한 번 더 확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선거법 개정에 따라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 때부터 만 18세 이상이 투표할 수 있으며 일부 고교 3학년생도 유권자가 된다. 고교생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야당과 시민 사회가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법안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시민단체 ‘전쟁을 시키지 말라·(헌법) 9조를 부수지 말라! 총궐기행동실행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안보법 폐지를 요구하는 20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오는 19일 국회 앞에서 안보법 폐지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열 예정이며, 29일에는 오키나와에서 추진 중인 미군기지 이전 공사를 반대하는 단체와 함께 도쿄 히비야 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집회를 연다.

아베 정권은 여론의 반대 속에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고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안보 법안을 지난 9월 19월 통과시켰다.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이들 법안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