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넥센)의 우선 협상팀은 과연 어디일까?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세인트루이스나 보스턴일까?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팀일까?
박병호는 7일 넥센이 포스팅 최고 입찰액(1285만 달러)을 수용함에 따라 앞으로 한 달간 최고 입찰액을 쓴 팀과 우선협상을 갖게 된다. 적지 않은 금액인 만큼 사실상 이 팀과 계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 팀이 어디냐는 것이다.
당장 각 팀별 담당 기자의 트윗과 각 구단의 답변 등을 종합하면 유력 후보로 올랐던 텍사스와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등은 최고 입찰액을 쓴 구단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와 LA 에인절스 등도 입찰하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현 상황에서 비교적 유력한 팀은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 등이다. 전력 구조상으로는 세인트루이스를 주목하는 팬들이 많다. 현 시점에서 장타력 있는 1루수가 필요한 구단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피츠버그나 뉴욕 양키스 등도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익히 알려진 이들 외에 의외의 팀이 최고 입찰가를 써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1루수와 장타력이 필요한 미네소타나 콜로라도, 시애틀 등이 유력 후보다. 특히 콜로라도는 의외의 숨은 복병으로 평가되고 있다.
콜로라도는 꾸준히 올해 목동구장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콜로라도는 최근 1루 보강을 구체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입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FOX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8일(한국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로키스 구단이 내부적으로 FA 신분이 된 뉴욕 메츠의 머피를 1루수로서 영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시카고 컵스를 무너뜨리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던 머피는 뉴욕 메츠에서만 7시즌을 뛰었다. 아주 뛰어난 슬러거는 아니지만 통산 타율 0.288 출루율 0.331 장타율 0.424로 꾸준한 생산력을 보여줬고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문제는 콜로라도가 머피를 영입하려면 2016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된 슬러거가 아닌데다 포지션 변경까지 감수해야 하고, 게다가 유망주 지명권까지 내줘야 하는 상황임에도 머피 영입설이 흘러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콜로라도로서는 장타력을 갖춘 1루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강정호의 활약으로 인해 어느 정도 수준에 대한 검증이 된 상태에서 KBO리그 최고의 슬러거인 박병호를 놓고 충분히 적극적인 구애를 펼칠 수 있는 팀인 셈이다. 안정감에서는 머피가 우위에 있지만 포지션 변경과 지명권 포기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박병호에 대해 모험을 걸 만하다. 당장 우승을 노려야 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도 콜로라도가 머나먼 타국 리그의 검증되지 않은 슬러거에 베팅을 할 만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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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8 17:17 수정 2015-11-08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