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 이름 앞에는 몇 개의 별명이 따라다닌다. 강희대제, 재활공장장, 봉동이장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봉동이장’이다. 최 감독의 따뜻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팀은 얼핏 보면 계약관계로 이뤄진 이들의 조직이다. 감독도, 선수도 모두 계약자다. 자신이 할 일만 하면 되는 구조다. 재미있는 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그 계약관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족 같은 관계가 돼야 한다. 그 바탕은 신뢰다.” ‘봉동이장’의 지론이다. 가족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최 감독이 마침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전북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2015 36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이겼다. 승점 72점을 얻은 전북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1년 전 같은 날 제주를 상대로 3대 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북은 이번 우승으로 2년 연속 K리그 정상에 오르며 2003년 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성남 일화 이후 12년 만에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
최 감독은 K리그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2005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2009년, 2011년, 2014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박종환(1993~1995) 일화 천마 전 감독, 차경복(2001~2003) 성남 일화 전 감독이 달성한 3회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선수 영입부터 육성, 소통, 기용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안정된 전력과 과감한 투자로 독보적인 ‘1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공격적인 영입으로 ‘닥공(닥치고 공격)’을 강화한 전북은 트레블(K리그 클래식·FA컵·ACL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지난 7월 에닝요와 에두라는 두 명의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잇따라 팀을 떠나는 악재를 만났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FA컵과 ACL 우승은 놓쳤지만 리그 2연패를 달성, 체면을 세웠다.
한편,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선 윤주태(서울)가 혼자 4골을 터뜨리며 팀의 4대 3 승리를 이끌었다. 윤주태는 이날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개인 통산 1호이자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1호 1경기 4골의 주인공이 됐다. ‘슈퍼매치’에서도 2007년 3월 21일 서울의 4대 1 승리 당시 박주영이 기록했던 해트트릭을 뛰어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전북, K리그 클래식 2연패
입력 2015-11-08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