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2세대 최룡해, 실각했나...이을설 장례위원 명단에서 빠져

입력 2015-11-08 14:18
7일 사망한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근로단체 담당)이 빠지면서, 최 비서의 실각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북한은 리을설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김 제1비서를 비롯해 171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 당·정·군 고위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최룡해 당 비서는 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 비서는 지난달 31일자 노동신문에 "(내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는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 계승의 확고 부동성을 힘있게 과시하는 역사적인 대회합"이라고 강조하는 자신의 글을 실은 이후 공개 행적이 없는 상태다.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면 지난 일주일 사이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듯하다는 것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진 이유와 관련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신상 변동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명단 누락에 대해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 비서는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중국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만났으며 이 과정에서 북·중 관계와 관련한 일처리를 잘못해 문책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언론이 실수로 누락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선중앙통신뿐만 아니라 오탈자가 거의 없는 노동신문에서도 이름이 빠졌으며, 김기남 등 다른 당 비서들은 모두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건강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극히 낮아 보인다. 병환으로 몸무게가 20㎏이나 빠진 것으로 알려진 강석주 당 비서 등 고령자들이 대거 명단에 들어있다는 점에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룡해가 정치국 위원과 비서직이라는 핵심 직책에서 해임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향후 큰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