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환율 하락으로 중국시장 가격경쟁력 상승. 한국 경쟁력 잠식

입력 2015-11-08 10:36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발표한 ‘한일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단가 및 수출물량 변동’ 보고서에서 2011~2014년간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품목별 수출단가를 살펴본 결과, 엔저로 인한 일본산 제조업 품목의 수출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2498개 품목 중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 수는 2011년에는 1778개였지만 2014년에는 1540개로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일본보다 높은 품목 수는 같은 기간 동안 313개에서 459개로 증가했다. 결국 엔저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달러로 표시된 일본산 제품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내 산업별로 보면 모든 산업에서 일본의 수출단가가 하락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금속·비금속 산업에서 일본의 수출단가가 하락한 품목이 많았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수는 2011년에는 322개였지만 2014년에는 282개로 감소했다. 금속·비금속 산업에서는 한국보다 대중국 수출단가가 높은 일본 제품은 같은 기간 동안 257개에서 210개로 감소했다.
제조업 전체적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물량은 감소했지만, 수출단가 하락에 힘입은 일본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물량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대중국 수출단가 증가율은 2013년 4.9%에서 2014년에는 -1.8%로 마이너스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 증가율은 동기간 3.8%에서 -0.3%를 기록하여 오히려 마이너스를 보였다. 반면 대중국 수출단가 증가율이 2013년 -3.1%에서 2014년 -0.4%로 하락세가 지속된 영향에 힘입은 일본의 제조업 수출물량은 동기간 1.6%에서 1.4%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 및 수출 물량 증가는 한국의 수출 물량을 잠식하여 전체 국내 수출 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해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한 안정화 대책, 국제 공조 강화 등을 통해 원/엔 환율의 변동성 축소 및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하고, 수출가격 변화에 민감한 산업들과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무역보험·유동성 지원·외환 리스크 관리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