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에서 사기꾼으로 미국 막장 경찰관 이중생활 드러나 충격

입력 2015-11-08 07:34
생전 영웅에서 사후 배신자로 미국 경찰관의 이중생활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폭스 레이크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다가 총에 맞아 순직한 폭스 레이크 경찰서 소속 찰스 조지프 글리니위츠(52) 경위는 경찰의 표상이자 영웅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용의자를 추적하던 수사 당국이 4일 글리니위츠 경위의 사인을 '피격으로 가장한 자살'로 결론 내리면서 세간의 평가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레이크 카운티 중대 범죄 수사반이 글리니위츠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6천500건과 전자메일 4만건을 조사해 7년간 수만 달러를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7일 미국 CNN 방송과 NBC 방송은 글리니위츠 경위의 비위 사실을 폭로했다. 경찰이 되고 싶은 지역의 젊은이들을 위해 경찰서가 마련한 멘토 프로그램의 책임운영자이던 글리니위츠는 지원금 중 상당액을 주택담보대출 상환, 여행, 물품 구매 등 개인 용도로 썼다. 성인 사이트 가입도 이 돈으로 충당했다.

그는 조직폭력배를 꼬드겨 자신의 횡령 혐의를 조사하던 시청 재정 담당 공무원을 살해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줬다. 2002년에는 경찰서 커뮤니케이션 부서와의 불화로 지원부서장에서 쫓겨났다. 2003년에는 여성 부하직원에게 5차례나 구강성교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글리니위츠 경위는 법원의 면죄부를 받았으나 1개월 정직을 당했다.

부서의 크리스마스 파티 때 여성의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어 눈총을 받는 등 동료는 글리니위츠가 부하 여성 직원과의 부적절한 성 관계로 최소 6차례 징계를 받았다고 술회했다. 부서 내 자신의 책상에 충분히 입건되고도 남을만한 양의 코카인을 소지한 것도 드러났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