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사 이집트 운항 중단으로 여행객들 혼란 1천여 명 공항서 발 묶여

입력 2015-11-07 20:20
러시아 정부가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자국민들의 이집트 여행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러시아 내 국제공항들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국가반(反)테러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으로부터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명확해질 때까지 이집트를 오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의 운항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수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항공사들의 이집트 취항을 전면 중단시키고 이집트 현지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의 귀국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이날 저녁부터 이집트로 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들의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다.

이에 따라 브누코보, 셰레메티예보, 도모데도보 등 모스크바 국제공항들에서 이집트로 가려던 승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공항에선 6일 밤부터 7일 아침까지 약 1천명의 승객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해 발을 구르다 귀가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일부 승객들도 내려야 했다.

승객들은 비행기표 환불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승객들은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과 동쪽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도 이집트로 가려던 러시아 관광객과 이집트인들이 비행기를 타지 못해 인근 호텔에 투숙하거나 집으로 돌아갔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