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36)이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22) 신곡 ‘제제’ 가사 논란을 재차 두둔하고 나섰다. 원작을 손대면 안 된다는 소설가 이외수(69)의 의견을 정면 반박했다.
허지웅은 7일 트위터에 “자신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고 취향을 거스르지 않으며 주류의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는 표현만을 ‘표현의 자유’ 아래 두려는 사람들은 늘 ‘~에도 금기의 영역이 있다, 방종이다’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가장 불편하고 도저히 동의하고 싶지 않은 표현도 제시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가장 불편한 A라는 표현을 막을 수 있는 사회는, 나에게 불편하지 않고 필요한 B라는 표현 또한 막을 수 있는 무기를 갖기 마련”이라며 “그 무기를 가져다 바치는 건,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A라는 표현을 막을 수 있게 해준 시민들의 동의”라고 주장했다.
허지웅은 또 “수세기동안 수많은 이들이 이를 막기 위해 모든 종류의 획일화와 싸워왔다”며 “요즘은 교육·예술·정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표현과 기록에의 통제욕망이 커밍아웃하는 분위기”라고 냉소했다.
그러면서 이외수를 직접 겨냥해 “이외수 작가님은 자기 작품이 박물관 유리벽 안에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끔 박제되기를 바라는 모양”이라고 비아냥댔다.
앞서 이외수는 트위터에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것이 옳지 않은 것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쉽게 말해 다르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라고 적었다.
이에 한 네티즌 아이유 ‘제제’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을 보게 된다. 왜 손 대지 말아야 할까”라며 생각할 여지를 던졌다.
아이유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주인공 제제를 성적으로 표현했다는 논란에 우회적인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유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등장하는 다섯 살짜리 꼬마 제제를 신곡 소재로 활용하면서 성적으로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소설을 출판한 도서출판사 동녘 측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아이유는 6일 사과문을 내고 “맹세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며 “가사 속 제제는 소설 내용의 모티브만을 차용한 제3의 인물”이라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아이유의 든든한 오빠!… 허지웅 ‘제제’ 논란에 이외수 저격
입력 2015-11-07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