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사들이 뭔 자격으로?”…아이유 ‘제제’ 논란 말·말·말

입력 2015-11-07 11:13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모티브로 한 가수 아이유의 신곡 ‘제제’의 콘셉트와 가사가 작품 왜곡 및 소아 성애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소설가 이외수, 동양대학교 교수 진중권, 영화 ‘소원’의 작가 소재원 등이 SNS에 각기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이외수는 7일 한 네티즌으로부터 아이유 ‘제제’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을 보게 됩니다. 왜 손 대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인정하겠습니다”라며 “하지만 다른 것이 옳지 않은 것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다르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얘깁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진중권도 이 논란에 말을 보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아이유 ‘제제’.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을 출판사가 독점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 시대에 웬만큼 무식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망발”이라며 “문학에 대해 표준적 해석을 들이대는 것은 역사를 국정화하는 박근혜보다도 수준 떨어지는 행위”라고 적었다. 지난 5일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국내판 출판사 동녘이 아이유의 노래를 두고 “제제를 잔인하고 교활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진중권은 “저자도 책을 썼으면 해석에 대해선 입 닥치는 게 예의”라며 “저자도 아니고 책 팔아먹는 책장사들이 뭔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지…”라고 해당 출판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장사꾼이라 하더라도 자기들이 팔아먹는 게 책이라면, 최소한의 문학적 소양과 교양은 갖춰야죠. 대체 뭐 하는 짓인지…”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망사 스타킹이 어쩌고 자세가 어쩌고… 글의 수준이란.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어휴, 포르노 좀 적당히 보세요”라며 아이유의 ‘제제’ 관련 앨범 아트를 비판한 사람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아동 대상 성폭력 사건을 담은 영화 ‘소원’의 작가 소재원은 6일 인스타그램에 “예술에도 금기는 존재한다”면서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누군가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다. 최후의 보루는 지켜져야 예술은 예술로 남을 수 있다”는 의견을 게재했다.

아이유는 7일 ‘제제’ 논란에 대해 “제 가사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면서 “전적으로 제가 작사가로서 미숙했던 탓”이라고 사과했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