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종암아이파크2차 아파트 조수진(67) 경비반장은 ‘칼 가는 경비원’으로 유명하다.
조 반장은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의 날이 무뎌져도 마땅히 관리할 방법이 없어 서너 자루씩 사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함을 눈여겨봤다.
그는 관리사무소에 요청해 칼 가는 기계를 구비하고 6개월간 3000자루 이상의 칼을 갈아줬다.
조 반장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그가 주차장, 화단 등 넓은 아파트 단지를 편하게 순찰할 수 있도록 스쿠터를 선물했다.
조 반장은 “안부를 묻고 가족처럼 여겨주는 주민들을 위해 작은 것이나마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라며 “이제는 동별로 날을 정해 칼을 갈아주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주민을 보면 퇴직하는 순간까지 칼을 갈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반장은 최근 김영배 성북구청장을 만났다.
김 구청장은 최근 한 주민으로부터 성북구 곳곳을 잘 살펴봐 달라는 의미로 중고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김 구청장은 조 반장과 만남에서 “조 반장의 사례로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에서도 동행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주민의 지혜를 깨닫게 됐다”며 “내 자전거와 조 반장의 스쿠터는 가장 무거운 과제이자 응원”이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칼 갈아주는 경비원’에 주민들이 스쿠터 선물
입력 2015-11-06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