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은 지난 5일 국민일보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스페셜: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와 관련된 인터뷰에서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원래 방송선교 쪽의 비전이 있었다”며 “모태신앙이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엄마 따라서 어릴 때부터 다녔다. 교회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방송선교의 비전을 꿈꿨는데 누나 때문에 이쪽 길로 접어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정운이 군대에 있을 때 자신의 누나가 매니지먼트 회사에 김정운의 사진을 보냈던 것이다. 그래서 상병 때 휴가를 나와 매니저와 만나게 됐고 함께 일 해보자는 제의를 받게 됐다. 자연스럽게 전역 후에 해당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해서 CF와 연기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제가 특별히 수려하게 잘 생긴 얼굴도 아니고 연극영화학과 전공도 아니에요. 근데 이렇게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고 일을 하고 있다는 건 정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죠. 너무 쟁쟁한 분들이 많고 치열한 곳이니까요.”
깨끗한 피부에 고운 얼굴선, 선한 눈매가 고생 한번 없이 자랐을 법 했다. 하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힘든 환경에 있었다. 아픈 어머니와 누나를 돌봐야 하는 가장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김정운은 “어머니와 누나가 몸이 안 좋다”며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교통사고도 나고 암에도 걸리셨다. 누나도 강직성척추염이 고등학교 때 발병
해서 지금 많은 치료제가 나왔다고 하지만 심할 때는 여전히 거동을 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척추 뼈부터 점점 굳어지는 강직성 척수염은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김정운은 “제가 고3 수험생이었는데 어느 날 집에 가니 가구가 하나도 없었고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며 “어머니가 말씀을 안 하셨는데 어느 순간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관리비도 못 내고 결국 3개월 후에 전기도 가스도 끊기고 돈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됐어요. 겨울에 집에서 쫓겨나게 됐습니다.”
길거리에 나안게 된 절망적인 상황이었고 세 명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됐지만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었다. 김정운은 2년 정도 전국을 떠돌며 막노동을 했고 엄마와 누나는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들어가서 지냈다.
“전국을 다니며 막노동을 해서 휴대전화 비용만 빼고는 다 어머니와 누나에게 보내드렸어요. 생계유지로 군면제를 받으려고 했지만 누나와 엄마가 CT촬영과 MRI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 돈이 없어서 군대를 가게 됐습니다.”
2년간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이 다시 모이게 됐던 때는 김정운이 군대에서 100일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기도원에서 쉼 없이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가 아들이 군대에 갔는데 휴가를 나왔을 때만큼은 기도원이 아닌 가족끼리 모여 따뜻한 밥이라도, 그리고 누일 곳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김정운은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와 쉴 곳을 바라시며 기도를 열심히 하셨다”며 “그러던 중 기도원에서 우리집 사정을 알게 된 분들이 조금씩 도와주시다가 100일 휴가 나왔을 때는 신천에 월세라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가족이 다시 모이게 됐다”고 전했다.
가장 예민할 수 있는 시간인 고3 때부터, 아픈 어머니와 누나까지. 자신을 둘러싼 환경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한 적은 없었을까. 김정운은 “에이~ 원망을 안 했다면 그건 거짓말이지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원망도 해보고 방황도 해보고 하나님을 떠나보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국 하나님은 자신의 자식을 절대 놔주시지 않으세요.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하나님한테 매 맞기 전에 빨리 돌아와야 해요. 방황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바로바로 순종해야 합니다. 지금 방황하는 분들 계시면 빨리 돌아오세요. 그게 답이에요.”
김정운은 지난 달 말 ‘드라마스페셜: 노량진역에는기차가서지않는다’에 출연했다. 현재는 tvN 예능 ‘콩트 앤 더 시티’에서 장동민, 김지민과 함께 출연하고 있다.
김정운은 “조금씩 한 계단 한 계단 밟아가고 있다”며 “일약스타덤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고 될 수도 없다는 걸 안다. ‘배우 김정운’이라고 했을 때 부족하지 않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정말 스타덤에 올랐을 때 김정운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그는 탄자니아 선교사로 가 있는 교회 형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정운은 “오지에 가서 선교를 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친한 형도 탄자니아 선교사로 가 있는데 그 분들을 보면서 물질적으로 경제적으로 제가 지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지금은 제 코가 석자이지만 때가 되면 정말 선교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넘치게 부어드리고 싶어요.”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