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인천시가 올해와 달리 당초예산에 군·구 조정교부금 및 교육청 전출금을 전액 반영한 2016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5.5%(4276억원) 증가한 8조1922억원으로 편성됐다.
일반회계는 5조8603억원, 특별회계는 2조3319억원이다.
인천시 내년 예산안의 핵심은 빚을 갚아 채무 비율을 낮춤으로써 재정 건전화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이다.
시는 우선 송도국제도시 매각 토지를 부채 상환 재원으로 활용, 내년에 3034억원의 빚을 갚을 계획이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올해 1분기 39.9%에서 내년 말 31.7%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세입 전망은 나쁘지 않다. 송도 8공구와 농산물 도매시장 매각 덕분에 일반회계 세외수입은 작년보다 115.4% 증가한 7172억원으로 편성됐다.
또 부동산 경기 회복세를 고려, 취득세와 지방소득세 등 지방세 수입도 10.9% 증가한 2조9581억원으로 편성됐다.
시는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내년도 군·구 조정교부금 5535억원, 교육청 법정 전출금 5608억원 등 법정경비 소요액 1조1845억원을 전액 반영했다.
군·구와 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법정 전출금을 재정난 때문에 제때 지급하지 못하던 수년간의 관행을 끊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재정난 속에서도 시민 사기와 도시 활력을 높이는 사업은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복지예산은 작년보다 1185억원 늘어난 2조3651억원으로 편성했다. 인천시 전체 예산의 28.9%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저소득 장애인과 중증장애인 자활·자립 사업에 1436억원, 어르신 빈곤 완화 사업에 53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 계양산성 박물관 건립, 문학산 편의시설 확충 등 인천의 역사·문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에 1322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6일 기자감담회를 통해 “1년 만에 법정전출금을 당초예산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송도 8공구도 800억원 가량 더 받고 매각하는 등 재정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3연륙교 개통 지연으로 고통받고 있는 영종도 주민들을 위해)월미도 모노레일이 가동되는 시점에 월미도와 영종도를 잇는 뱃길의 배차간격을 좁혀 영종도 하늘도시 주민들이 배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경인전철을 타고 서울로 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탓에 7월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단체 ‘주의’ 등급을 받았다.
시는 2018년까지 예산 대비 채무비율을 39.9%에서 25% 미만으로 낮추고, 13조원에 이르는 총 부채를 9조원대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재정건전화 3개년 대책’을 시행 중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채무비율 1위 인천시, 내년 예산 8조1922억원 편성
입력 2015-11-06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