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화와 화해증진을 통해 인권 실현" …이례적인 인권 관련 발언

입력 2015-11-06 11:33

지난 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이 이례적으로 인권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평양을 찾은 ‘한반도 평화통일 개발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컬 포럼’(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사진)은 실행위원회 직후 ‘평양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인권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악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평화와 화해증진을 통해 인권 실현을 모색한다”는 구절이 담겨있다.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과 북한 개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적인 기구다.

NCCK 관계자는 6일 “인권이 정쟁을 위한 압박 도구나 상호 비방을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되고, 인권의 보편적 가치는 평화와 화해를 통해 증진될 수 있다는 데 남북은 물론 해외 참가자들이 공감한 결과로 성명서에 인권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보편적인 차원의 인권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공식석상에서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 자체가 진일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꺼리는 주제를 논의 테이블로 가져올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동안 세계교회와 남한교회가 꾸준히 북한교회와 만나면서 대화하고 설득하며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호소문을 보도하면서 ‘있지도 않은 인권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원래 합의문에는 없는 표현이다. 북한이 그럼에도 이런 용어를 사용한 것은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북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