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하라는데 ‘고기갈이’만 한다” 안철수,정치권 제도 개편 촉구

입력 2015-11-05 18:4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5일 "국민은 '물'갈이를 요구하는 데 정치권은 '고기'갈이만 한다"며 물에 해당하는 소선거구제 등 선거관련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재차 제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은 물갈이를 굉장히 바란다. 물은 제도나 문화, 관행이고 고기는 사람"이라며 "썩은 물에서는 좋은 고기가 금방 죽고, 썩은 물에 살 수 있는 고기만 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소선구제가 바뀌지 않는 한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바꿔도 똑같다"며 "올해가 선거제도를 바꿀 동력이 드물게 생긴 기회인 만큼 조금이라도 낫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로의 후보단일화 결정에 대해 "대선 후보 양보가 제 평생에 가장 힘든 결단이었다"며 "대의를 위해 희생했다. 심약한 사람은 절대 못한다"고 말했다. 3년전인 지난 2012년 11월5일은 대선 후보이던 안 전 대표가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한 날이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내건 국회의원 감축 공약이 국민정서에 편승한 것이라는 지적에 "정치권이 고통분담을 요구하려면 먼저 의원 수를 줄여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맥락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의원 수가 줄면 행정부 권한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국회의 힘은 의원 수가 아니라 국민의 지지에서 나온다"고 대답했고,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우선 성과를 보여주고 그 다음에 국민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전날 자신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공동성명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당과 함께 했으면 더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개인이 아니라 두 사람이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받아쳤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밤 여의도에서 비주류 의원 6~7명과 회동해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어느 분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