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회에서 야당의원이 한인 멜리사 리 의원을 향해 “뉴질랜드가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5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퍼스트당의 론 마크 의원은 지난 3일 상점 영업시간 수정 법안에 관한 국회 토론에서 집권 국민당 소속 리 의원을 향해 도를 넘은 발언을 했다.
리 의원이 “뉴질랜드의 상점 영업시간 제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오만한 태도로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뉴질랜드가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했다.
이에 리 의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급한 회의가 있어 내 발언을 하고 나서 곧바로 의사당을 떠났기 때문에 마크 의원의 발언은 나중에 전해 들었다. 국회의원으로서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상당히 적절치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활절 때 가게 문을 닫는 것에 대해 토론하던 중 30여 년 전 뉴질랜드에 처음 왔을 때 5시에 가게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외국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놀랐다. 다른 나라에서는 밤 10시, 12시까지도 문을 연다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언론들은 마크 의원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으며 그가 부대표로 있는 뉴질랜드퍼스트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액트당의 데이비드 세이머 대표는 마크 의원의 발언은 정말 수치스러운 것으로 의회규정에도 어긋난다며 마크 의원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터 던 연합미래당 대표도 “이런 식의 인종차별주의는 어떤 상황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정말 구역질이 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 의원의 발언 당시 국회 토론장에 있었던 에이미 애덤스 법무장관도 즉각 인종차별적이라며 발언을 제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크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열띤 토론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절대 인종차별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퍼스트당 대표도 인종차별주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마크 의원을 두둔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자기가 사는 나라에 불만이 있다면 언제나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것이 이 나라가 가진 위대한 자유 중 하나다. 언제나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싫으면 한국 돌아가라” - 뉴질랜드 野의원 한국계 女의원에 인종차별 막말
입력 2015-11-05 17:30 수정 2015-11-05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