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면에 돌 직구’, ‘은근 케미 돋네’…‘마리텔’ 통신용어 사용 심의 진행

입력 2015-11-05 16:21
MBC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4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8월 29일, 9월 12일, 9월 19일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를 위반하고 있다는 민원에 따른 것이다.

해당 조항은 ‘방송은 바른말을 사용하여 국민의 바른 언어생활에 이바지하여야 한다’는 내용과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속한 조어 및 욕설 등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마리텔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포맷인 만큼 자연스럽게 통신용어들이 방송에 노출된다. 하지만 민원인은 “통신용어들이 방송자막을 통해 그대로 방송되는 것은 문제”라며 제재를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된 용어는 ‘으헝 소리 쥬금ㅠ’, ‘겨터 파크 임시개장’, ‘아 쥔짜 취사해…(?)’, ‘초면에 돌 직구’, ‘은근 케미 돋네’등의 표현이다. 이 밖에 ‘와 디테일 쩐다’, ‘심쿵’, ‘선빵(?)을 날려’도 심의대상이 됐다.

전날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마리텔 박정규 CP는 “마리텔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지상파 방송에 결합시킨 프로그램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채팅 참여자들의 거친 표현들이 지상파 방송에 노출된다.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맞춤법에 맞지 않을 경우 자막으로 쓰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 하겠다”라며 편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마리텔에서 사용하는 표현들이 방심위에서 만든 방송언어가이드라인에 전혀 맞지 않는다. 특수한 경우라는 걸 인정하지만 (때때로)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를 얘기들이 나온다. 심야시간대 방송이라 하더라도 이런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정규 CP는 ‘전체 대중을 상대로 하는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해 편집과정에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박신서 위원, 함귀용 의원은 “방송의 고유 기능은 한글을 유지?보존?발전시키는 데 있다. 지나치게 현실을 반영하거나 과도한 용어를 써선 안 된다. 또 방송은 국민들이 표준말을 사용하고 올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도할 의무가 있다. 제작진들이 재미를 위해 언어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성묵 부위원은 “MBC에는 좋은 말을 사용하자는 캠페인 프로그램이 있다. 같은 방송에서 이런 캠페인을 하다 또 마리텔 같은 프로그램도 나가면 시청자들의 혼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규 CP는 “지적을 계기로 적절한 표현 수위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답했다.

이 안건은 경고 2인(김성묵·함귀용), 주의 1인(장낙인), 권고 2인(박신서·고대석)으로 갈린 채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마리텔이 전체회의에서 제재를 받는다면 방송 포맷 변경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제51조(방송언어) 3항에는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내용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언어생활 해치는 어조, 조어 등 사용을)로 한다’는 규정도 있기 때문에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