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아이유 논란에 출판사도 ‘유감’

입력 2015-11-05 14:36
아이유 신보 ‘챗셔’ 앨범 아트의 일부분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출판사 동녘이 가수 아이유의 신곡 ‘제제’에 유감을 표했다. 아이유가 해당 곡에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주인공인 5살 소년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동녘은 5일 공식 페이스북에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제제’의 가사와 이에 대한 아이유의 인터뷰, 그리고 동녘 측의 입장이 담겼다.

동녘 측은 “제제는 가족에게 학대를 받아 상처가 가득한 다섯 살짜리 아이”라며 “밍기뉴는 이런 제제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유일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밍기뉴 관점에서 만들었다는 아이유의 노래 ‘제제’가 상처 입은 어린 소년을 두고 교활하다는 표현을 쓴 것이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또 동녘 측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면서 지금도 상처받고 있을 수많은 제제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이라며 “그런 작가의 의도가 있는 작품을 이렇게 평가하다니요”라며 아이유의 노래에 유감을 표명했다.

동녘 측의 설명에 따르면 제제가 소설 속에서 보이는 이중적 모습은 선천적 악마성이 아니라 심각한 학대에 따른 반발심과 애정결핍 때문에 벌어진 징후적 현상이다. 그래서 해당 소설의 출판사도 나서 “제제를 잔인하고 교활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 “창작과 해석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이는 대중의 공감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제제’의 가사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 잎사귀에 입을 맞춰 / 장난치면 못써 / 나무를 아프게 하면 못써”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 여기서 제일 어린잎을 가져가” “넌 아주 순진해 /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 / 그 안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등이다. 또 앨범 아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 자세를 취한 어린 남자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아이유는 최근 신곡 ‘제제’와 관련된 인터뷰에서 “제제는 소설 속 라임 오렌지나무인 밍기뉴의 관점에서 만들었다”면서 “주인공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캐릭터만 봤을 때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라고 밝혔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