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의 중책을 맡게 된 70대 전후의 노교수들이 나란히 5일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와 집필에 대한 소회를 풀어냈다.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MBC와 CBS 라디오 두 곳에 겹치기 출연까지 했는데, 쟁점이 되고 있는 근현대사 부분에는 “잘모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제자들의 만류로 4일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부를 믿으라”고 주문했다. ‘올바른’ 교과서를 1년 이내에 만들려면 필진들의 좀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날 아침 신형식 최몽룡 두 명예교수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신 명예교수는 정부가 주장하는 근현대사 부분 좌편향 및 오류와 관련해 직접 언급을 삼갔다. 신 교수는 “저는 근현대사를 다룰 사람은 아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고대사 문제에 대해서 보완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표 집필진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역사인식하고 강력한 국가 의식 아니냐”라며 “내 나라에 대한 의미 부여가 조금 약화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했다.
신 명예교수는 이어 나머지 집필진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개를 안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라며 “과거의 집필진하고 새로운 집필진을 다 공개해서 문제가 있다는 걸 밝히는 것은 국편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소 짧은 대담 형식으로 등장한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2017년까지 교과서를 만드는 데 물리적 시간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그거야 내가 아니라 정부가 이제 다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믿어야지. 정부를 믿으셔야지”라고 주문했다. 과거 국정교과서를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듯 “사립 쪽에만 계셔서 잘 일이 안된 모양인데, 정부 쪽에서 잘 나온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년을 넘겨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던 명예교수들이 다시 이념전쟁의 복판에 등판한 것은 본인들의 의지보다 정부의 멍석이 중요했음을 확인하는 인터뷰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신형식 “근현대사 몰라”, 최몽룡 “정부를 믿어라” 국정화 대표필진 명예교수들의 말
입력 2015-11-05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