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에릭 테임즈(NC)처럼 친다”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 불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조무근(kt)이 던진 말이다.
조무근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대 쿠바 선수들의 배팅 연습을 지켜본 뒤 이렇게 말했다. 스윙 궤적이나 스피드, 파워 모두 프로야구 최초로 40-40의 위업을 달성한 테임즈를 연상케 한 것. 그는 “확실히 파워가 다르다. 공이 끝을 모르고 날아간다”며 혀를 내둘렀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조무근의 눈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런 선수들을 보면) 나가서 바로 던져보고 싶다.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공만 정확히 맞춰주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무근이 슈퍼시리즈에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도 변화구 제구다. 그는 “구속은 경기를 하면서 올라올 것으로 본다. 그러나 변화구는 지금 잡아놔야 대회 때 잘 던질 수 있다. 슈퍼시리즈 동안 슬라이더 컨트롤을 잡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무근은 프로 첫 시즌인 올해 43경기에 나서서 71⅔이닝 동안 8승5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좋은 기록을 남겼다. 83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32개만 내줬다. 피안타율도 0.213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호투는 첫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졌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조무근은 덩치가 큰데 비해 유연함을 갖췄다. 마운드에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며 “대표팀에 와서 평소보다 더 나은 모습이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끝에서 살짝 꺾이는 슬라이더가 상대 타자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무근은 “선배들과 계속 운동을 같이 하고 있는데, 곁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보름간 경기를 하면서 더 많이 보고 배울 생각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대표팀 불펜 다크호스 조무근 "쿠바 선수들, 다 테임즈처럼 친다"
입력 2015-11-04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