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구글번역 썼다가 '음식축제'를 '음핵축제'로 홍보

입력 2015-11-04 15:27
영국 일간 가디언

구글의 자동번역만 믿었던 스페인의 작은 도시가 겪은 민망한 사태가 공개됐다. 그런데 오역 덕분에 축제가 엄청나게 잘 알려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축제를 홍보할 고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종종 실수가 엄청난 행운을 가져단 준 케이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스페인 북서부의 자치 지방인 갈리시아에 있는 아스 폰테스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음식 축제가 졸지에 음핵(陰核) 축제로 둔갑한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 폰테스는 매년 2월 개최하는 순무 새싹 축제(feria do grelo)를 준비하면서 갈리시아어로 된 축제 이름을 구글에서 스페인어로 자동 번역해 홈페이지에 몇 달간 올려뒀다.

스페인은 강한 지역색을 자랑하는 나라로, 갈리시아 지방에선 스페인어와 별개인 갈리시아어가 통용되며 이는 포르투갈어와 유사하다.

문제는 갈리시아어로 순무 새싹을 뜻하는 grelo가 포르투갈어에선 새싹 또는 속어로 음핵(clitoris)을 의미한다는 데서 비롯됐다.

구글의 번역사이트는 grelo를 포르투갈어의 음핵으로 인식했고, 아스 폰테스 홈페이지에는 스페인어로 쓰인 ‘음핵 축제’가 버젓이 축제의 이름으로 게시됐다. 게다가 “음핵은 갈리시아 요리의 독특한 산물 중 하나다. 이 축제로 1981년 이래 갈리시아 미식 문화에서 음핵은 인기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은 덤이었다.

가디언은 “축제 관계자들이 오역 사실을 알고 정말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며 소동을 전했다.

아스 폰테스는 지난 주말에야 이를 알아채 바로잡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