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차 수천 대를 불법 유통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24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포차량 거래사이트 운영자 박모(30)씨 등 9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당 사이트를 통해 개별적으로 대포차를 매매한 최모(44)씨 등 2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대포차 거래사이트(88car.in)를 운영 관리하면서 600억원(중고차 시세 기준) 상당의 대포차 2700여대를 유통하는 등 모두 6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사이트에서 대포차를 사들이고 2∼3일 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재판매해 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등은 단속을 피하려고 주기적으로 도메인 주소를 바꿨으며, 홈페이지에 “불법 차량을 팔거나 살 생각을 하지 맙시다”라는 내용의 문구를 띄어 정상적인 중고차 거래 사이트로 위장했다.
박씨 일당은 대포차 거래사이트 원조격인 자신들의 이름을 딴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지난해 11∼12월 2000만원을 들여 해커들을 고용, 다른 유사 사이트를 디도스(DDOS) 공격해 이용자들의 접속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국내 최대 대포차 판매처로 홈페이지 배너광고 수익만 월 2000만원에 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함께 입건된 개인판매자 노모(33)씨 등 228명도 2012년부터 최근까지 사이트에서 산 대포차량을 다시 매물로 내놓는 수법으로 1000여대를 팔아 모두 2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최모(44)씨 등 10명은 매입한 대포차를 불법 폐차해 부품을 유통하고, 낙찰받은 사고 차량의 차 번호판을 대포차에 부착해 재판매하거나 밀수출했다.
경찰은 사이트 관리자 박씨의 아이디를 분석한 결과, 사이트를 통해 시중에 불법 유통된 대포차는 5년간 3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삼자 명의로 홈페이지를 운영한 박씨의 신원을 밝혀내려고 각 지역 대포차 총판들의 은신처 등에 드나든 차량 200만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대포차 수천대 유통한 사이트 운영자 등 244명 덜미
입력 2015-11-04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