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공동대표는 3일 덕성여대 강연 앞머리에서 “제 처지가 화성에서 혼자 살아남는 것 같다”며 영화 ‘마션’을 언급했다. 마션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식물학자가 홀로 화성에 남겨져 자신의 인분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흙먼지 몰아치는 화성이 말싸움만 난무하는 여의도와 묘하게 겹친다. 그 안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처지를 자조하는 느낌도 난다.
그럼에도 안 의원은 “싸울 것은 싸우고 고칠 것은 고치자”고 한다. 정부여당이 국정화 강행 드라이브를 걸면서 야당의 보이콧을 불러오는 상황이지만 민생은 놔둘 수 없다는 의미다. 이날 강연에서도 땅콩 회항 후 대한항공 주가 추이 등을 소개하며 공정하지 못한 한국 경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개혁 및 창업콘트롤센터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와관련 성기철 국민일보 논설위원은 4일자 본보 26면 ‘안철수가 부산서 출마해야 하는 이유’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안 의원의 부활을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조언했다. 성 위원은 “새정치연합 잔류 선언, 문재인 대표와 혁신 경쟁, 부산 출마”를 꼽았다.
칼럼은 “19대 총선 땐 문 대표가 부산에서 출마했지만 자기 배지 하나 보태는 데 만족해야 했다”라며 “그 성적이 대선까지 연결됐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시 낙선한 10명의 야당 후보가 40% 전후 득표로 선전했다는 사실은 이번 총선에 분명 희망을 갖게 한다”고 언급한다. 이어 칼럼은 “특히 안 의원의 부산 출마는 자기희생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대선후보 경선 때 분명 가점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의 명문 “필사즉생(必死則生)”으로 마무리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