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용으로 출간한 신간에서 ‘한국의 안보무임승차론’을 또다시 제기했다.
미군을 주둔시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해주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의 단선적 주장을 고스란히 되풀이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3일(현지시간) 출간한 ‘불능의 미국: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의 신간에서 “독일과 일본, 한국은 모두 힘이 있고 부유한 국가들”이라며 “우리가 이들 국가를 보호하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이제는 이것을 바꿔야할 때”라며 “우리는 2만8500명의 훌륭한 미군들을 북한과의 접경지대에 주둔시켜 매일 매일 위험한 상황에 놔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한미군은 한국을 방어하는 유일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리가 한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우리에게 제품을 팔고 좋은 수익을 얻고 있으며 우리와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의 이 같은 주장은 한국이 매년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상당부분 부담하고 있는 사실과 미국의 대외안보 정책에 있어 한미동맹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간과한 것으로, 미국 대선판에서 이렇다할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이번 신간출간을 기념해 이날 오전 미국 뉴욕시의 트럼프 타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정면 공격 했다.
트럼프 후보는 옐런 의장을 향해 “너무 정치적(highly political)”이라며 “당연히 금리를 올려야 함에도 정치적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연준은 가장 최근인 10월 정례회의에서도 현행 금리(0∼0.25%)를 동결했다. 다만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여지는 남겨뒀다.
트럼프는 “옐런 의장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하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나가서 골프도 쳐야 하고 다른 일도 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그의 임기동안 거품이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지금 미국 달러화는 경쟁력이 없다”며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하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정면 도전하는 이 발언에 백악관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저금리를 유지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연준이 미국과 미국 경제에 최선의 이익이 되게끔 통화정책을 운용하도록 확실히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논평 자체를 거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트럼프, 신간서도 ‘한국 때리기’…“미국이 공짜로 한국 방어”
입력 2015-11-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