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토론은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 이후는?’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찬성 입장을 대표한 인물로는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와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이 나섰고 반대 입장을 대표한 인물로는 이신철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교수와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찬성자들은 교학사를 제외한 7개 역사교과서에 북한의 잔학무도한 대남테러가 전혀 기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특히 권희영 교수는 “기존 역사교과서가 순수한 아이들의 영혼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며 “한국사를 가르치는 교사·연구자들이 30년대 사고방식에 빠져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인정 교과서가 강조하는 게 독자 자주경제”라며 “폐쇄적인 마인드를 고치지 않으면 국사학자들은 자정능력을 가지지 못 한다”는 날선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검정교과서들이 조직적으로 북한 범죄를 은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대편에 선 패널들은 좌편향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국민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맞섰다.
특히 이 교수는 국정 교과서의 필요성을 제기한 패널들에게 “반공투사들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오늘의 토론 주제는 이념투쟁이 아닌 교과서”라고 지적하며 “우리 교과서 어떻게 써야 하나의 문제를 토론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은 사안이 민감한 만큼 첨예하게 대립했다. 진행자가 수시로 양측 의견을 조율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대 의견을 무시하고 언성이 높아지는 등 난상 토론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방청객 사이에선 실소가 터졌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도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공정치 못했던 진행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의견도 많았다.
한 시청자는 “패널들도 패널들이지만 진행자가 형편 없었다”며 “공정한 발언권과 발언시간 보장, 그리고 대립 속에서 공통된 방향을 찾게끔 인도해야 하는데 진행자는 이를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시장통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시청자도 “상대 패널들이 무슨 말만 하면 30초도 안 돼 인신공격 발언에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언성까지 높이며 끼어드는데 사회자가 제지를 못했다”며 “토론의 70%가 국정 교과서 찬성 의견 이었는데 어떻게 토론이냐”고 비난했다.
이밖에도 “다시 보기가 안 되는 이유가 뭐냐” “공정성을 잃은 토론이었다” “감정싸움도 치닫는 토론이 어떻게 토론이냐”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반면 찬성자들의 입장을 들으며 국정 교과서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됐다는 반론을 내놓은 시청자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