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70억 명이 한 해 배출하는 대소변을 에너지로 바꿔 사용한다면 연간 최대 95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의 가치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3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싱크탱크인 유엔대학 물·환경·건강 연구소(UNU-INWEH)의 보고서를 인용, 지구에서 나오는 인간의 연간 대변 양은 2900억㎏, 소변은 19억8000만ℓ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모아 바이오 가스를 생산한다면 에너지의 가치는 최소 16억 달러에서 최대 95억 달러에 달한다.
95억 달러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의 가정을 모두 합친 1억3800만 가정의 한해 전력수요에 해당한다.
위생 시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 10억 명이 생산하는 배설물의 메탄가스 가치는 3억7600만 달러로, 1000만∼1800만 가정의 전력을 댈 수 있다.
이는 일반 산업현장에서 석탄 850만t을 때는 것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다.
인간의 대변은 55∼75%는 물, 25∼45%는 메탄가스 물질로 이뤄져 말려서 응축하면 석탄과 비슷한 에너지원이 된다.
한 스웨덴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인류가 배출하는 소변의 가치도 대변에 못지않다.
소변 1000ℓ당 600g의 인과 칼륨, 900g의 유황이 검출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1명이 한해 배출하는 대변과 소변으로만 4.5㎏의 질소를 생산한다고 파악했다.
이렇게 모은 인간의 배설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해 곡식을 잘 자라도록 하는 자양분으로 재활용된다.
하지만 배설물을 하나로 모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다만, 우간다와 케냐 정부가 유엔과 손잡고 학교와 교도소 등 여러 기관에서 나온 배설물을 모으고, 위생 시설이 없는 마을에서 나온 배설물도 수거, 배설물의 에너지 재생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인류 배설물 에너지 가치 연간 11조원 - 1억4천만 가구 전력 공급 가능
입력 2015-11-04 09:01 수정 2015-11-04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