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1949년 분단 후 첫 정상회담…이해관계 따른 만남

입력 2015-11-04 06:23
사진은 지난 9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국민일보 자료사진

중국과 대만이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오는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첫 회동을 한다고 대만 중앙통신(CNA) 등이 4일 보도했다.

대만 총통실의 찰스 첸 대변인은 3일 회동 사실을 공개하면서 “양 정상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다만 이번 회동은 현재의 양안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협정이나 공동성명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오는 6∼7일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의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는데 이 시기 동안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마 총통은 7일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다.

중국과 대만이 국공내전을 거쳐 1949년에 분단된 이후 현직 정상 간의 회담은 66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양안 간에는 2008년 집권당 대표였던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 간의 회담을 비롯해 국공 영수회담은 있었지만,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총통간의 회담은 논의는 있었으나 성사된 적이 없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양안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에 이뤄질 대만 총통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대만에서는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후보 교체카드까지 꺼내 든 국민당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과 마 총통 간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현재 양안관계의 유지를 희망하는 중국 측과 국민당 측 사이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1992년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의 인정을 거부하는 차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의 양안관계에 파장이 일 것을 우려하며 민진당의 집권을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 총통 역시 시 주석과의 첫 회담을 통해 양안 관계의 중요성과 경제적 긴밀함을 부각시킴으로써 유권자들에게 국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