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의 30여일” 北, 나선시 홍수 복구과정 특집방송 소개 왜?

입력 2015-11-03 18:58

북한이 지난 8월 발생한 나선시의 홍수 피해 복구 과정을 특집방송을 통해 상세히 소개했다.

어려움을 딛고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특집으로 '전화위복의 30여일'이라는 제목의 15분짜리 영상을 방송했다.

지난 9월 촬영된 영상에는 홍수 당시 상황부터 복구가 완료된 모습까지 생생한 장면이 담겼지만, 프로그램 제목에서 연상되듯 피해보다는 복구와 관련된 부분의 비중이 훨씬 컸다.

초반에 피해 상황을 등장시킨 이 영상은 곧바로 "그 시각 나선시 인민은 국방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문제가 토의되는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어떤 '사랑의 명령'이 내려지는지 다는 알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피해 복구 명령이 하달된 지난 8월 회의 모습을 전하며 "인민 생활은 우리 당의 최우선 과제였다"고 강조했다.

영상에는 군인과 주민이 햇볕 아래에서 주택을 짓거나 거리 퇴적물을 쓸어내는 모습, 제방을 쌓는 모습 등이 등장했다.

자재나 식료품을 확보하려 애쓰는 나선가구공장과 나선종합식료공장, 선봉피복공장도 나왔다.

특히 방송은 물살에 맞서 최고지도자의 초상화나 벽화를 보전하려다 목숨을 잃은 주민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영상을 보면 나선시의 황폐했던 한 구역에는 한 달 만에 살구색 지붕의 단층 살림집 수백 채가 건설됐다. 하지만, 일정에 맞추느라 서두른 탓인지 나란히 선 주택들의 형태가 모두 동일해 단조로운 느낌도 든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8월22일 나선시에 폭우가 내려 홍수 피해를 보았다며 "4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가옥 1천여 채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10월10일)을 앞두고 한 달 만에 나선시에 1천800여 가구 규모의 주택을 새로 지었다고 밝혀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