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두고 내린 전화의 전원을 껐다

입력 2015-11-03 15:54
나쁜 택시기사들은 승객이 두고 내린 휴대전화를 발견하는 즉시 전원을 껐다. 이들이 ‘꿀꺽’한 전화기는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팔려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절도 및 장물취득 혐의로 남모(30)씨 등 휴대전화 밀수업자 3명과 박모(57)씨 등 택시 운전사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남씨 등 3명은 올 5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 일대의 택시 밀집지역을 돌며 택시 운전사들로부터 휴대전화 164대(시가 3500만원 상당)를 사들여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야간에 택시가 많이 모이는 가스 충전소나 유흥가 등지에서 대기하다가 택시 운전사들이 접촉해 오면 이들로부터 전화기를 1대당 5만∼30만원에 매입, 중국으로 휴대전화를 밀수출하는 업자에게 2배 정도 가격으로 되팔았다.

택시 운전사들은 승객이 전화기를 놓고 내리면 바로 전원을 꺼버려 추적이 어렵게 한 뒤 남씨 등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남씨 등이 중국으로 보내려던 휴대전화 106대를 압수해 가입자 확인을 거쳐 83대를 주인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남씨 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밀수출한 보따리상 업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매입하는 장물업자들의 대기 장소와 시간은 택시 운전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피해품 추적과 범인 검거가 한결 쉬워진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