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강행 움직임에 야당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밤부터 국회에서 밤샘 항의 농성을 했지만, 정부의 이틀 앞당긴 전격 고시 방침을 제지할 묘수는 마땅치 않았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100만명의 반대 서명 어제 전달했거든요”라며 “그러면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검토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되거든요”라고 했다. 반대의견 검토 모양새조차 갖추지 않는 박근혜정부 교육부에 대한 성토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그는 “도종환 의원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통화를 했다”라며 “전화통화에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 업무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빨리 하는 거다 라는 코미디 같은 답변을 했다”고 언급했다. 수능 업무와 교과서 업무는 분명 다른 일인데, 이 때문에 고시를 앞당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정 위원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거죠”라고 했다.
정 위원은 또 교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1년 안에 이를 완료하겠다는 건 “석 달 만에 아이를 낳겠다 이런 것”이라며 “불가능합니다. 물리적으로”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했다. 주눅들거나 의기소침한 목소리도 아니었다.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사학법에 반대하며 국회를 뛰쳐나가 50여일간 장외투쟁을 했던 시절도 떠올렸다. 그는 “우리 당의 입장으로는 그 정도의 사안”이라고 외쳤다. 박근혜정부가 몰고 가는 국회 대치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국정화 때문에 밤샌 野 “국민이 바보냐…검토 시늉이라도 해야지”
입력 2015-11-03 09:32 수정 2015-11-03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