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재판비용 후원’ 1909년 단지혈서 엽서 복원

입력 2015-11-03 10:04
안중근 의사의 의거 후 단지혈서를 도안으로 해외에서 제작된 엽서가 복원됐다.

3일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안중근 의사 단지혈서 엽서에 대한 복원·복제 작업이 국가기록원에서 최근 마무리됐다.

안중근 의사 단지혈서 엽서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체포되자 미주 한인들이 안 의사의 재판비용을 후원하기 위해 1909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9.00㎝, 세로 11.00㎝ 크기 엽서 오른쪽과 왼쪽에는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겠다는 맹세문이 각각 한글과 한문으로 세로로 쓰여 있다. 가운데에는 태극문양과 그 주위 네 모퉁이에 피로 쓴 ‘大韓獨立’(대한독립) 문구가 있다. 안 의사의 얼굴 사진 4장과, 잘린 손가락 및 총 사진도 인쇄돼 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박민영 선임연구위원은 “당시 미국에서 발간된 신문 신한민보에 안중근 의사의 재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엽서를 제작했다는 내용이 실렸지만, 정확한 제작 주체나 제작량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안중근 단지혈서 엽서는 독립기념관이 미주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부터 1986년 기증받은 이 한 장이 유일하다.

독립기념관이 처음 이 엽서를 소장할 때만 해도 안 의사의 손가락 사진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인쇄 잉크가 점차 희미해져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훼손이 심해졌다.

독립기념관은 훼손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하고, 엽서의 원래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국가기록원에 복원을 의뢰했다. 또 전시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제본 제작도 함께 요청했다.

국가기록원은 약 7개월에 걸쳐 복원·복제작업을 마쳤고, 이달 중 독립기념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