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관광 명소들이 기업들의 지원 하에 새 단장을 하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라돌체비타'(달콤한 인생)에 등장하는 트레비 분수는 17개월의 개보수를 마치고 3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재개장한다.
26명으로 이뤄진 개보수팀은 2012년 분수의 일부가 떨어져나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이 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등 마무리 작업 중이다.
근처에서 기념품을 파는 한 상인은 “전에는 더러워졌는데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로마시는 트레비 분수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받았으나 금융위기 상황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개보수 계획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시당국이 해야할 일을 패션업체 펜디가 떠맡고 나서 개보수 비용으로 218만 유로(약 27억3천854만원)를 기부했다.
이 회사는 로마의 콰트로 분수를 정비하는데도 32만 유로(약 4억원)를 썼다.
로마시 명소 개보수 작업에 기업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처럼 됐다.
명품 브랜드 불가리는 ‘스페인 계단’ 복원을 위해 150만 유로(약 18억8천만원)를 기부했고 ‘토드 슈즈’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은 콜로세움 정비를 위해 2천500만 유로(약 314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관광 명소 개보수 및 정비에 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있는데는 최근 예술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시행한 다리오 프란체쉬니 이탈리아 문화장관의 공로가 크다.
프란체쉬니 장관의 주도로 이뤄진 세금 경감은 관광명소와 박물관에 대한 대규모 기부와 방문객의 소액 기부 모두에 적용된다.
그는 가디언지 일요판인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거대한 문화유산 유지 보수에 필요한 비용은 엄청나기 때문에 민간과 정부 양쪽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
로마 트레비 분수, 기업 비용부담으로 새 단장 들어가
입력 2015-11-02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