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다단계 범죄수익 CD로 은닉`횡령 전직 간부 2명 추가 구속, "배상혁과 모의"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 다단계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거액의 새로운 은닉자금 흐름을 포착해 추적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수조원대 다단계 사기를 설계한 배상혁(44)의 후임 전산실장 정모(52·여)씨와 기획실장 김모(41)씨를 추가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배씨는 강태용의 매제로 초대 전산실장은 물론 재정담당까지 맡은 사기조직의 핵심인물이다. 추가로 구속된 정씨와 김씨 역시 배씨를 도운 핵심 관련자들이다.

경찰은 이들이 2008년 10월 다단계 조직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조씨 일당의 범죄 수익금 상당부분을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빼돌려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씨와 조씨 최측근 강태용(54)이 중국으로 달아난 뒤 정씨와 김씨가 이 자금을 관리하다가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조씨가 숨진 것으로 전해진 2011년 12월 이후인 2012∼2013년 배씨 등 3명이 관리하던 자금을 분배한 흔적을 찾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은닉자금의 흐름 정황을 포착한 것”이라며 “돈의 최종 목적지, 착복 여부, 은닉자금 규모·흐름 등을 계좌추적 등을 통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2008년 사기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소환돼 사법 처리됐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었다. 김씨 역시 사기사건이 일어난 뒤 달아났다가 2010년쯤 자수해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를 받은바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