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찬성해요?”…아모레퍼시픽 황당 면접에 네티즌 ‘부글’

입력 2015-11-02 15:01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생활건강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인턴 최종면접 질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면접에 참여한 응시자 A씨가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물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기업 면접에서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공식 사과했지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지난 10월 31일 페이스북에 “아모레퍼시픽 영업관리직무 정규직 전환형 인턴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면접 과정에서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 연설을 하면서 강한 (추진)의지를 표한 국정교과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질문에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면서 면접관이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냐, 반대냐”고 다그치듯 물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A씨는 “국정교과서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어떠한 왜곡과 미화도 없을 것’이라는 시정 연설을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밝혔다.

최종면접 결과 A씨는 탈락했다. 그는 “영업관리직무를 수행하는데 국정교과서에 대한 제 견해가 왜 필요한 지 모르겠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상황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히 퍼지면서 ‘면접 사상 검증’ 논란이 일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2일 “해당 질문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다”며 “그 외에 다른 어떤 의도도 없었으며, 지원자의 성향은 합격 여부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사상 검증을 할 의도가 없었으면 왜 찬반 여부를 재차 물어본 것인가” “너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인 듯” “다음에는 ‘김정은 개XX’ 해 보라고 할 기세” “핫이슈라고 아무 말이나 막 한 것 같다”라며 공분했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