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의 화려한 변신, 예술작품 감상-불법광고물 방지 일석이조

입력 2015-11-02 15:40
유한이 작가의 어린이 눈높이 디자인

서울 종로구 혜화초등학교 주변 전봇대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귀여운 동물그림, 키재기 등이 디자인돼 있어 눈길을 끈다.

혜화동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앞 전봇대에는 박노수 화가의 작품이 디자인된 시트가 붙어 있어 시민들이 바쁜 일상속에서 잠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학생들이 많이 이동하는 성균관대 주변 전봇대에는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순 우리말과 전통의 재해석, 동양화 등이 디자인된 시트가 부착돼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불법광고물로 몸살을 앓던 전봇대가 거리의 흉물에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혜화로, 성균관로 일대의 전봇대, 신호등 같은 도로시설물에 예술작품이 적용된 불법광고물 부착방지시트를 설치한 ‘아트프린트 프로젝트’를 시행한 결과다.

아트프린트 프로젝트란 서양화, 동양화, 사진 등 중견·신진작가의 예술작품을 선정해 이를 부착방지시트로 출력한 뒤 전봇대, 신호등에 설치해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키고 불법광고물 부착도 방지해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종로구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혜화로와 성균관로 일대에 동양화, 서양화, 사진 등 예술작품을 적용한 부착방지시트를 도로시설물 총 92개에 설치했다. 앞서 5월에는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 창신동 647번지 일대에 창신동 봉제마을 역사와 관련된 젊은 작가들의 디자인을 적용한 부착방지시트를 전봇대 총 26개에 설치해 골목을 산뜻하게 변화시켰다.

이달 15일부터 31일까지는 세종마을(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수성동 계곡), 북촌한옥마을(계동길~서울시장공관), 낙산공원(창신쌍용아파트), 숭인동마을경관개선사업 구간, 기타 불법광고물 민원발생 구간 등에 200여점의 불법광고물 부착방지시트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칙칙하고 통행에 불편을 준다고만 생각했던 도로시설물이 이번 아트프린트 프로젝트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불법광고물 부착방지와 예술작품 구현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아트프린트 사업을 확대 적용해 품격있는 종로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