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너 야동에 나왔더라?” 가천대 행사 홍보 카톡 빈축

입력 2015-11-02 10:00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학생들이 학과 행사를 개최하면서 부적절한 홍보물을 만들어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오른 게시물이 2일 인터넷에 퍼졌다. 이달 말 이 학과에서 개최하는 행사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홍보물이다. 하지만 시선을 끌려는 목적으로 행사와 별 관련 없는 자극적인 내용을 구성했다.

홍보물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 화면처럼 꾸몄다. 연인 사이로 보이는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가정했다. 먼저 남자친구가 “자기야,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라며 말을 건다. 여자친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장난으로 응수한다.

하지만 남친은 갑자기 심각한 어투로 “야동(야한 동영상)에서 널 닮은 사람을 봤다. 이제 세상 남자들이 네 얼굴과 몸을 다 알 텐데 (더 만날) 자신이 없다”며 이별을 고한다. 여친은 자신이 아니라고 계속 부인하지만 통할 리 없다. 결국 헤어지기로 한 뒤 그 영상이나 좀 보여 달라고 한다.

남친은 실수로 대뜸 이 학과 행사 홍보영상을 보낸다. 여친과 함께 가려고 했었다면서. 그러자 여친은 “그럼 나랑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이에 남친은 갑자기 “내가 미안했다”고 사과를 하고 두 사람은 화해한다.

네티즌들은 황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대학생 수준 맞나”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 “아무리 관종(관심종자)이라도 상식은 지켜야 하지 않나” “대학 이름에 먹칠하는 격이다”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논란이 일자 학과 측은 페이스북 원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학과 측은 “SNS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고 (저희가) 심사숙고 하지 않은 채 가벼이 홍보 글을 작성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게시물을 보신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며 “학술제 홍보를 먼저 생각하다보니 자극적인 노이즈마케팅을 이용하자는 생각에 다른 분들이 느끼실 불편함을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고 재차 사과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