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고객갑질' 스트레스 질병 산재 인정 길 열린다

입력 2015-11-02 10:25
백화점 매장 직원, 텔레마케터, 승무원 등 고객의 ‘갑질’에 정신적 피해를 입은 감정노동자도 산업재해 인정받을 길이 열린다. 대리기사와 대출모집인 등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 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등 관련 기준 개정안을 2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적응장애와 우울병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텔레마케터, 판매원, 승무원 등이 고객 응대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병이 생기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적응장애는 사회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무질서한 행동형태를 말한다. 그동안 정신적 피해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돼 감정노동에 따른 피해 인정은 어려웠다.

개정안은 근로자와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근로자 지위가 아닌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도 확대키로 했다. 지금까지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형태업무종사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레미콘기사, 택배기사, 전속 퀵서비스 기사였다. 여기에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전속 대리운전기사가 추가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종사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보험료는 기준보수액 산정 후 산출될 예정이나, 대출모집인은 월 1만원, 신용카드모집은 7000원, 대리운전기사는 1만4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여러 업체의 호출을 받아 일하는 비전속 대리운전기사는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해 산재보험에 임의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